메뚜기 이름의 유래

우리말 '메뚜기' 는 '묏()+뛰기' 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산에서 뛰어다닌다는 특성에서 유래한 말이라 할 수 있다. 또 농경문화를 주도했던 인도의 말 'metti'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메뚜기의 여러 가지 사투리를 살펴보면 '땅깨비, 만축, 떼때비, 메똘기, 머떼기, 메뛰기, 미띠기, 방에다리' 등등의 지방마다 다른 재미있는 이름들이 있다. 현재 메뚜기는 분류학상 메뚜기목, Orthoptera에 속하는 곤충을 총칭하는 말이며, 생김새는 약간씩 달라도 '여치, 베짱이, 귀뚜라미, 땅강아지, 방아깨비, 삽사리, 풀무치' 등도 모두 메뚜기에 속하는 종류들이다. 영어에서 'grasshoppers, locusts, crickets, katydids' 등이 메뚜기류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이름이다.
 

메뚜기의 형태

메뚜기의 외부형태는 곤충의 기본구조를 설명하는 예로 가장 많이 사용될만큼 대표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즉, 몸은 머리, 가슴, 배의 세 부분으로 뚜렷이 구별된다. 크기는 다른 곤충들에 비해 중형에서 대형급으로 쉽게 인식되며 드물게 극히 소형도 존재한다. 머리는 보통 입의 방향이 아래를 향한 하구식이며 입틀은 전형적으로 씹는 형이다. 더듬이는 대개 실모양으로 가늘고 많은 마디로 구성된다. 기본적으로 한 쌍의 커다란 겹눈과 세 개의 작은 홑눈이 있다. 앞가슴등판은 크고 뒤로 신장하여 가운데가슴과 뒷가슴을 덮는다. 날개는 가죽질의 앞날개, 즉 두텁날개와 날 때에 부채처럼 펼쳐지는 얇은 뒷날개, 두 쌍으로 구성된다. 발목마디는 보통 1-4마디로 구성되며 발톱 사이의 욕반은 풀과 나무에 붙는 종류에서는 잘 발달하나, 바닥에 앉거나 기는 종류에서는 퇴화한다. 암컷의 산란관은 잘 보이지 않게 짧거나 낫형, 단검형, 장검형, 바늘형 등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메뚜기의 가장 큰 형태적 특징은 길고 튼튼한 뒷다리로서 뛰기, 즉 도약에 적응되어 있다. 어떤 귀뚜라미와 메뚜기는 대단한 뜀뛰기 선수로 한번에 2.3-2.6 m를 뛸 수 있으며 피로함을 나타내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적인 운동도 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뒷다리에 레슬린이라 불리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것은 돌아오는 탄성 에너지의 97 %를 이용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메뚜기목의 옛 이름인 'Saltatoria' 라는 단어 자체에도 뛴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차적으로 진화했거나 다른 기원을 가진 일부 종류는 뛰는 능력을 상실하기도 하였다.
 

메뚜기의 색깔

메뚜기의 몸 빛깔은 대개 식물에 적응한 녹색이거나 갈색 또는 지면에 잘 어울리는 흙색이 대표적이다. 한 종에 있어서 유전적인 원인으로 갈색형 또는 녹색형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으며 환경적인 영향으로 체색이 변하는 종류도 있다. 메뚜기류의 성장 과정에서 체색의 변화를 줄 수 있는 환경적인 인자로는 1) 주변의 습도, 2) 먹이의 함수량, 3) 주위 배경의 색깔, 4) 기온과 개체군 밀도 등이 있다. 대체로 개체군의 밀도가 낮고 습도가 높으면 녹색을 띠며 밀도가 높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갈색을 띠는 경향이 있다. 한편 염분이 있는 염습지의 식물을 먹는 종류에서 몸 전체가 붉게 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늦가을 무렵이 되면 같은 종에서도 등가슴과 다리 부분이 짙은 적색으로 변하는 개체들이 나타난다. 매우 드물게 온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체색을 바꾸는 종도 알려져 있다.
 

메뚜기의 울음 소리

메뚜기류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암수 간에 소리를 이용한 상호 통신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 귀에 심한 소음으로 들릴 세기의 것에서부터 가청 주파수를 벗어나는 파장의 소리까지 다양하다. 소리를 내는 방법은 주로 마찰 작용으로 여치와 귀뚜라미류는 좌우 앞날개의 기부에 시맥이 변형되어 만들어진 마찰기구가 있어 이것을 서로 마주 비벼 소리를 만들어낸다. 한편 메뚜기아목에서는 앞날개의 두드러지고 단단한 시맥에 뒷넓적다리마디의 안쪽 가장자리를 문지름으로 울음 소리를 낸다. 또 날면서 날개끼리 서로 맞부딪쳐 소리를 내는 것, 큰턱을 비벼서 소리를 내는 것도 있다. 어떤 종은 뒷다리로 단지 앞날개의 끝 가장자리를 가볍게 차는 것으로 재깍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또 자신이 붙어있는 잎사귀나 나뭇가지를 흔들어 떨림음을 만드는 종류도 있다. 메뚜기류의 울음소리는 매우 특징적인 주파수와 리듬을 갖고 있어서 종간의 잡종 형성을 막는 격리 기작으로 작용한다.


 

메뚜기의 청각 기관

소리를 듣는 메뚜기의 귀는 청각기관의 바깥쪽으로 열려진 고막과 종종 이를 둘러싼 외이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여치류는 앞종아리마디 무릎 부근에 귀가 있으며, 메뚜기류에서는 양쪽 배의 첫째 마디 기부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

 
 

메뚜기의 성적이형

암수가 서로 다르게 생긴 성적이형의 예로 메뚜기들이 곧잘 등장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1차적인 성적 차이는 생식기관의 차이로서 수컷의 교미기와 암컷의 산란관 등은 양성이 존재하는 생물에서는 기본적인 구성이다. 2차적인 차이는 성선택의 영향으로 획득된 암수간의 차이로서 성간에 어떻게 다르게 진화가 작용했는가를 알려준다. 수컷이 가진 마찰발음 기관, 경쟁을 위해 더 튀어나온 머리와 겹눈, 암컷보다 두드러지게 긴 더듬이, 더 굵은 넓적다리마디, 그리고 종종 암컷에서는 날개가 짧거나 퇴화하지만 수컷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진 경우 등이 있다. 암수간의 서로 다른 형태적 특징의 진화는 다양한 교미과정의 행동 양식과 배우자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 어떻게 성선택이 기능해 왔는가를 알려 준다. 한편, 드물지만 암수의 특징을 함께 가진 개체인 암수모자이크가 메뚜기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수컷의 우는 날개와 암컷의 산란관을 함께 가진 경우, 또는 한쪽 날개는 평범한 암컷의 날개이지만 반대쪽 날개는 울음판이 형성된 수컷의 날개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실제로 번식할 수 없는 유전적 기형 개체로 생각할 수 있다.


메뚜기의 보전

메뚜기가 사람에게 주는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피해를 주는 심각한 해충으로의 입장이 있으며, 반대로 어떤 메뚜기들은 지역적으로 도태되어 가기도 한다. 이런 메뚜기류는 인간에게 지구상의 생물의 진화와 소멸의 역사를 알려주며 동시에 최근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연 파괴로 인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종류들이다. 이미 메뚜기 연구가 활발한 외국 여러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이나 보호대상종과 같은 정책에 여러 종의 메뚜기목 곤충들이 포함되어 있어 국가적으로, 혹은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메뚜기는 단 한 종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 메뚜기 중에도 예전에는 어디서나 흔히 보이던 것이지만 근래에 들어 희소해진 것들이 있다. 이들은 환경변화에 특히 민감한 종으로 여치, 땅강아지, 뚱보주름메뚜기, 풀무치, 강변메뚜기, 홍날개메뚜기, 참홍날개메뚜기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메뚜기의 보전은 곧 지구 생명다양성의 보전이며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 살아나갈 수 있는 근본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