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늘상 지나다니는 동네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존재가 있다. 그 녀석은 절름발이 개-, 색깔은 까맣고 얼룩덜룩한데다가 지저분한 털과 작은 체구, 별로 이쁘거나 귀엽지도 않은 인상, 거기다가 뒷다리 한쪽을 다쳐서 보기에도 흉하게 옆으로 다친 다리를 번쩍 치켜들고는 깡충 걸음으로 동네를 걸어다닌다. 언제부터인가 녀석은 내가 다니는 길 위에서 자주 마주쳤고, 그때마다 불쌍한 다리를 절름거리며 동네의 시장 거리에서 쓰레기 따위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나는 그 녀석을 보면서 참 안스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에게 귀엽게 보여 새 주인을 만날 가능성도 전혀 없어 보이고 몸도 성치 않아서 땅바닥에 흘린 부스러기를 주워 먹을 능력도 그다지 없어 보였다. 그리고 동네에는 그렇게 떠돌아 다니는 주인없는 개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녀석들에게 밀리기가 십상일 것이었다. 이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어김없이 학교가는 길위에서 나와 마주치는 그 절름발이 개-. 이미 세상을 달관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흘깃 쳐다보고는 만다. 그 녀석의 목숨은 나같은 사람의 눈에는 바람 앞의 촛불같이만 보이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텨 낼까 생각해 보면 암담하기 그지 없지만 녀석은 언제나 씩씩한 모습으로 나와 만난다. 가끔은 친구 개들이 녀석과 장난을 치며 같이 다니기도 하지만, 절름발이 다리로는 쉽게 장난에 응하거나 쫓아가지도 못하고 늘상 친구에게 당하기만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도,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다. 모든 생명에게 최우선의 목적 은 산다는 것이기에...(어느 날부터인가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