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개미귀신이야기
이름:


등록일: 2002-07-13 12:17
조회수: 10270 / 추천수: 1751
 
깔때기 모양의 함정 속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개미를 향해 모래 뿌리기를 되풀
이하는 명주잠자리의 애벌레를 우리는“개미귀신”이라고 부른다.
함정에 빠진 작은 곤충을 지혜롭게 잡아먹고 무럭 무럭 자라서는 번데기가 되고 그 껍질속에서 애벌레와는 전혀 딴판으로 변신을 위한 우화를 한다. 성충은 실잠자리와 비슷하지만 비단같이 얇은 날개와 홀쭉한 배를 갖는 이름만 잠자리인 명주잠자리. 그러나 애벌레 시기에는 지옥을 방불케하는 먹이사냥으로 개미귀신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개미귀신은 모래 언덕이나 나무 밑, 바싹 마른 흙더미에 원뿔모양의 “개미지옥”이란 구멍을 파고 모래로 목욕을 하며 그 밑에 산다. 개미귀신의 집은 모래땅에서 곤충들에겐 죽음의 덫이다.
개미귀신은 집게모양의 커다란 큰 턱만을 모래알 사이로 내밀고는 구멍의 바닥에 숨어 작은 곤충이 함정에 빠지기를 학수고대하며 묵묵히 기다린다. 개미귀신의 집 옆을 지나던 개미가 발을 헛디뎌 기우뚱거리며 빠질라치면 미세한 진동으로 지나가는 먹이를 감지하고는 쉴 틈도 없이 모래로 개미에게 폭탄세례를 퍼붓는다.

모래 폭탄에 놀란 개미는 함정을 벗어나려 허우적거리지만 이미 때는 늦고 만다.
개미의 발은 점점 모래 속으로 깊어져만 가고 하늘은 가물가물 멀리만 보이게 되고 버둥거리는 사이 모래알 하나도 잡을 수 없는 기력이 되고 마니 어찌할꼬?
모래 속에 숨어 기다리던 개미귀신 때는 이때라 커다란 집게형의 주둥이로 인정사정 없이 개미의 허리를 움켜쥐고는 대롱처럼 생긴 큰 턱으로 소화액을 개미의 몸 속에 주사하고는 액즙으로 변한 개미의 체액을 빈 깍지가 될 때까지 주스를 마시듯이 쭉 빨아들여 맛있게 먹어치우고는 쩝쩝 입맛을 다신다.
식사를 마친 개미귀신은 개미의 겉껍질만을 집밖으로 집어던지는데 집안을 깨끗이 하기 위해 소화된 배설물을 항문으로 배설하지 않고 먹이의 빈 껍질에 가득 채워 멀리멀리 튀겨 올려 버린다.

개미귀신은 집안에 이물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항문도 퇴화시키고 모래언덕의 잔인한 암살자로 오늘도 모래 폭탄을 만들며 주위의 개미들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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